차준환, 유니버시아드 갈라쇼에서 'Mr/Mme'로 보여준 또 하나의 예술
2025년 1월, 이탈리아 토리노는 세계 대학생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라는 이름 아래 피겨, 스키, 컬링 등 다양한 종목이 펼쳐지는 가운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부문에서는 대한민국의 차준환 선수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Balada para un Loco’를 통해 드라마틱한 연기를 선보이며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대회 마지막을 장식하는 갈라쇼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바로 **벨기에 가수 Loïc Nottet의 ‘Mr/Mme’**라는 곡에 맞춘 퍼포먼스였죠.
'Mr/Mme' 속에 담긴 또 다른 차준환
갈라 프로그램은 경기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스케이터 본연의 색깔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무대입니다. 차준환은 ‘Mr/Mme’를 선택함으로써 그만의 몽환적이고도 감성적인 세계를 풀어냈습니다. 검은 조명을 뚫고 시작된 첫 동작부터, 그는 마치 한 편의 짧은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곡은 강한 감정의 진폭과 연극적인 표현이 요구되는 곡입니다. 차준환은 절제된 안무 속에서도 눈빛과 손끝 하나까지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음악과 무대를 하나로 융합시켰습니다. 점프나 회전보다는 감정선, 서사, 무드에 집중한 그의 연기는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고, 현지 해설자 역시 "마치 현대무용을 보는 듯한 몰입감"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기 이상의 무대, 기억에 남을 예술
단순히 스포츠로서의 피겨가 아닌, 예술로서의 피겨스케이팅을 보여준 갈라 프로그램이었기에 더욱 뜻깊었습니다. ‘Mr/Mme’는 차준환이 여러 아이스쇼와 갈라에서 꾸준히 선보여온 대표 갈라 프로그램이지만, 이번 유니버시아드 무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절제되고, 성숙한 감정 표현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 무대는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닌, 차준환이 관객과 감정을 나누는 ‘대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세계 무대에서의 성과도 훌륭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무대 예술가로서의 가능성 또한 큰 기대를 모으게 했던 순간이었습니다.